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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바람이 지나가면: 룻기

오늘도 버텨낸 당신에게 룻기가 전하는 위로

룻기를 열며 “회오리바람이 지나가면 악인은 없어져도 의인은 영원한 기초 같으니라(잠 10:25).” 룻기의 전체 메시지를 너무나 잘 요약해 주는 말씀 같습니다. 회오리바람은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바람입니다. “하나님은 왜 내게 이런 고통을 주시는 걸까?” 이거야말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고난이 닥쳤을 때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절벽 위에 나를 홀로 세워놓고 강력한 바람을 일으켜서 나를 떨어뜨리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믿었던 하나님께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 “내가 큰 잘못을 했나 보다”라는 죄책감,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감. 이 모든 게 나를 절망의 나락으로 마구 끌어당깁니다. 룻기 이야기는 바로 그 절망에..
룻기를 열며

“회오리바람이 지나가면 악인은 없어져도 의인은 영원한 기초 같으니라(잠 10:25).”

룻기의 전체 메시지를 너무나 잘 요약해 주는 말씀 같습니다. 회오리바람은 하나님이 일으키시는 바람입니다. “하나님은 왜 내게 이런 고통을 주시는 걸까?” 이거야말로 하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고난이 닥쳤을 때 가장 풀기 어려운 난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절벽 위에 나를 홀로 세워놓고 강력한 바람을 일으켜서 나를 떨어뜨리려고 하시는 것 같습니다. 믿었던 하나님께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 “내가 큰 잘못을 했나 보다”라는 죄책감,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무력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공포감. 이 모든 게 나를 절망의 나락으로 마구 끌어당깁니다. 룻기 이야기는 바로 그 절망에서 시작됩니다.

룻기에는 홍해를 가르고, 수많은 군대를 쳐부수고, 태양과 달이 멈추고. 여리고 성이 일시에 무너지는 것처럼 하나님의 강력한 기적의 역사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 어디에도 하나님이 주도적으로 일하시는 장면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신 큰 상처를 입은 한 가정이 어떻게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살아가는지, 동네 사람들이 어떻게 그들을 맞이하고 도움을 주며 지내는지 보여줍니다. 그래서 어떻게 절망에 휩싸였던 가정이 큰 아픔을 딛고 희망의 이야기를 다시 써 내려가는지를 담담하게 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룻기에는 왕도 없고, 위대한 선지자도 없습니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영웅도 없습니다. 대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룻기가 우리에게 더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룻기에서 담벼락이나 전봇대 뒤에 숨어서 나를 지켜보시며 울고 웃고 계시는 하나님과 눈을 마주치게 될지도 모릅니다. 눈에 보이는 거대한 기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가장 소중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됩니다. 이렇게 해서 하나님은 악한 세상 속에서도 신앙 안에서 서로 위로하고 도우며 함께 살게 하셨습니다. 절망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소망을 일궈가는 가정을 축복하는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가 룻기의 절정을 이룹니다.

룻기를 묵상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지금까지 하나님이 내게 부어주신 은혜의 선물이 구체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지금도 도처에 하나님이 나를 위해 마련한 선물이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줍니다. 강력한 기적의 역사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시며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을 것을 주신다는 믿음의 확신을 갖게 합니다. 룻기에는 이런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이 책은 룻기의 메시지를 최대한 존중하면서 독자에게 하나님의 위로와 소망을 전해주기 위해 쓴 것입니다. 저는 아이가 아프게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을 때 눈앞에 캄캄해지고,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몰라서 막막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가족이 듣지 못하게 혼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수돗물을 세게 틀어놓고 가슴을 쥐어짜며 울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벌써 십수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하나님께 매달리며 완전히 회복시켜 달라는 기도 응답은 아직 받지 못했습니다. 한고비를 넘었다 싶으면 또 한고비가 저희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고백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돕고 계신다는 확신입니다. 룻기는 제게 비록 완전한 회복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견디고 이겨내게 해주신 하나님의 선물이 항상 우리 가족 곁에 있었다는 것을 고백하게 해준 참 고마운 말씀입니다. 룻기를 통해서 하나님의 위로와 힘을 얻고 싶은 분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사역자분들에게 미력하나마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호와께서 네가 행한 일에 보답하시기를 원하며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를 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룻 2:12).”
저자는 굳이 성경 메시지를 화려한 포장지로 싸려고 하지 않는다. 세상 유행이나 사람의 교훈이나 목회자의 기교가 오히려 성경 메시지를 왜곡시키는 현상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성경 본문에 충실한 메시지만이 사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성경에서 전하려는 본래 메시지를 제대로 듣기만 한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만날 수 있다면 믿음으로 바른 말씀을 전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한편, 인문학적 관점에서 세상과 소통하며 신앙을 전하는 일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나만의 위한 정원이 아니라 모두를 위해 공원을 가꾸는 교회, 자신들만의 성을 쌓지 않고 플랫폼이 되어주는 교회, 동역의 정신을 세워가는 선교적인 교회를 꿈꾸고 있다.

저서로는 『슬기로운 부교역자 생활』, 『슬기로운 부교역자 생활(2편)』, 『당신도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비트겐슈타인의 사상과 종교』, 『괴테의 파우스트와 구원』, 『논문 빨리 끝내는 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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